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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지리산

[백무동~칠선계곡] 여기가 지리산 정상이다

"지리산 가자" / "이번엔 어디로 가요"

"이번엔 지리산 꼭대기 한번 가볼까" / "예"

 

아들(이후론 작은바위)과 나눈 짧은 대화였다

지리산 들어갈 때마다 가끔씩 대불꼬 다녔지만 언제나 지리산의 정상과 거리가 먼 엉뚱한 곳으로 다니곤 한다.

 

올해 1월 초순 황금능선을 같이 걸었을 때

써리봉 밑 바위 전망대에서 "저기가 지리산의 정상"이다, 라고 말했을 때  

나보고 잠시만 기다려 달라한다 지리산의 정상에 빨리 갖다 온다고

"니가 아무리 빨리 갖다 온다고 해도 왕복 2시간은 넘게 걸리겠다. 다음에 진짜로 한번 가자" 라며 겨우 말리고 보니

한참 동안 천왕봉만 바라만보고 있는 모습이 마냥 눈에 잡힌다.

 

 

 "작은바위" 드디어 지리산의 정상에 올랐다

 

▣ 일시 : 2009년 1월 31일

▣ 코스 : 백무동 ~ 칠선계곡 ~ 천왕봉 ~ 장터목 ~ 백무동

▣ 함께한 사람 : 자유인님. 멀더님. 정형사님. 큰바위와 작은바위. 울진의 수선혜님. 백무동의 죽비님. 전주의 여정님. 태민님

 

모처럼 지리산 당일산행을 가기로 하는 날

죽비님이 경북울진에서 수선혜님이 합류하면 어떻느냐고 물어온다

울진에서 지리산까지 정말 산에 미치지 않고서는 감히 말도 못 꺼낼 성 싶었다.

 

수선혜님이 어떤 사람인가 싶어서 가입된 J3산방의 자료를 찾아보니

'이건 뭐야 사람도 아니잖아'

울진에서 영암 월출산까지

아니면 거제도나 지리산

영남알프스는 수시로 왔다 갔다 하니

산을 오르는 것보다 차에 오르기가 더 힘든 일을 마다 않고 산을 찾는 게 나로선 도무지 그 뜻을 모르겠다. 

 

수선혜님을 경주에서 합류를 하고 어둠이 내리 낀 새벽을 달려

백무동의 죽비님 집에서 전주의 여정님과 태민님 두 분과 같이 

백무동의 빨치산 길을 이마의 랜턴 빛에 의지하며 걸어간다. 

 

 

 

           -참암능선 오거리에서-

            아침을 백무동 죽비님의 따뜻한 떡국으로 배를 채운 후에 해가 뜨길 기다려볼까 생각하다가 그냥 랜턴을 켠 채로 어둠의 산길을 넘어 갑니다

 인민군 총사령부 팻말을 3분정도 지나면 등로 우측 안쪽에 멋진 비박 장소가 나오는데 고도가 너무 낮아서 아쉽지만 눈요기로 대신 만족하고

   창암능선 오거리까지 갑니다.

            이젠 음력설도 넘겼느니 겨울의 차가운 날씨도 새벽이지만 그 힘을 발휘를 못합니다.

   첫 출발 때의 온도계가 영상 1도를 보였었는데 지리산의 천왕봉에서도 영상 1도, 하산 후 백무동에서의 온도도 영상 2도로 종일 1~2도 사이로

  온도 변화 없이 포근한 그러한 날씨였습니다.    

 

 

           -칠선폭포-

            칠선폭포까지 오르는 동안 이젠 겨울이 빠르게 물러나고 있음이 눈으로 보여 집니다

  얼었던 계곡도 빠르게 녹고 있으며 그 동안 쌓였던 눈도 이젠 보이질 않습니다.

 보통 이 맘 때쯤 이면 눈 속에 빠지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는데 아쉽지만 올 겨울에는 눈 속에 헤매는 일도 없이 겨울을 보낸 것 같습니다.   

 

       

    작은바위 입니다

           산에만 오면 항상 말없이 따라오곤 합니다. 

 산에 오면 또래 친구가 없어도 묵묵히 가자고 하면 저를 따라 나섭니다. 

 

              

          

          

     

         -대륙폭포-

            빙폭도 구경할 겸 잠시 안으로 들어가 대륙폭포도 구경하고 갑니다. 

 

 

           대륙폭포에서 멀더님 

 

         

  잠시 휴식을 취하며 얼음 밑에 손을 담가도 보지만 물은 아직도 차갑던 모양 입니다 

 

 

        

   계곡에 얼었던 빙폭도 이젠 수명이 다한 듯 그 빛이 누렇게 퇴색되어가고 있습니다   

 

        

   얼음 안쪽엔 봄을 알리는 힘찬 물소리에 지금의 어려운 우리경제에 활력수가 되였음 좋겠습니다   

 

       

    계곡의 너덜 바위 위의 눈들이 몰려오는 봄의 기운에 사르르 녹는 모습이 보입니다.    

 

 

  

         -마폭포-

           마지막 폭포인 마폭포에서 오붓한 점심시간을 맞이합니다.

 고도도 어느 정도 올라 왔건만 바람도 불지 않고 기온도 영상 1~2도에서 거의 멈춘 듯 포근한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새벽인지 밤인지 집에서 출발할 때가 새벽 2시 20분 이였었는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에서

   그래도 산에만 들어오면 모든 걸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마폭포에서 단체사진-

 

       좌로 자유인님. 태민님. 죽비님. 여정님. 작은바위. 멀더님.

  위로 정형사님. 수선혜님 

 

 

           이제부터 고도를 급격히 높이면서 올라갑니다.

   보내기 싫은 겨울이 아쉬웠는지 등로엔 눈도 제법 쌓여 있으며 나뭇가지엔 설화도 반갑게 맞아주고 있습니다.

 마폭포까지 산길을 걸었다면 이제부터 산을 오르는 듯한 종아리며 거친 호흡도 번갈아 가며 오르는 게 나에겐 즐거움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전주의 여정님

           지리산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갑장을 만나 반가웠어요^^  

 

 

 

 

 

      

     이것만 보이면 이제 다 왔죠

   갑자기 다리에 힘이 생깁니다만 그래도 한발 한발 오르는데 여간 힘 드는 게 아닙니다. 

 

 

       

    저와 갑장인 여정님 

 

    

       태민님과 멀더님 

 

 

            작은바위 

 

 

          정형사님 

 

 

 

 

 

 

 

   

        -제석봉 전망대에서- 

 

 

          

집사람이 장터목에 가 거던 아들하고 하늘아래 첫 우체통에서 부자지간에 사진 찍어 오라 해서 사진을 남깁니다.

모처럼 지리산의 천왕봉에 섰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는 천왕봉 정상 석

보고 또 봐도 지겹지 않는 정상석이지만 언제 또 저 곳에 갈지

그래도 보고 싶어 면 다시 가야겠습니다.      

 

 

 

 지형도 : 대성 25.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