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0년 7월 18일
▣ 코스 : 천황사~삼신골~외삼신봉~미륵암지~청학동
▣ 함께한사람 : 붉은범. 나그네. 영재. 능삼이. 전설. 찌짐. 들풀과 신랑. 향기. 천사. 대운과 게스트. 큰바위
당일산행으로 삼신봉을 가기로 한다. 높이가 그리 높지 않은(1289m)산이기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 어디로 올라가던, 하산길 또한 어디로 내려올 수 있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향도 별로 관심 밖이었다. 그만큼 영알의 가지산쯤으로 생각하고 올랐던 게 사실 이었다.
하지만 지리산은 엄연히 지리산이었다. 이틀 전 내린 비로 불어난 삼신골을 올라서는 것과 외삼신봉에서 고도를 아래로120m내려선 미륵암지를 찾아가는 2시간의 힘겨운 시간들 나의 생각들이 송두리째 흐트러지고 잠시나마 지리산을 너무 얕보았던 게 지리 산신령은 알고 있었다. 그에 대한 혹독한 대가가 하산길을 안내하였으니 말이다.
<거림골로 접어들며>
차량 3대에 나누어 거림의 천황사로 달린다. 언제나 지리산에 가듯이 오늘도 역시나 논스톱으로 거림까지 내 달린다. 후미 차량이 3~40분 늦는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먼저 삼신골로 접어들어 계곡을 살펴본다.
거림골에서 내려오는 우렁찬 물소리에 귀의 고막이 터질 정도다. 이에 못지 않게 삼신골의 흘러 내리는 물소리도 만만찮게 들린다. 때마침 내리는 가는 빗방울에 삼신골을 올라서야 할지 고민이 생긴다.
남는 시간에 천황사도 두루 둘러보면서 코스를 정리 해본다. 어차피 올라야 할 길, 그냥 올라서자고 속으로 결정한다.
삼신골의 철 다리를 건너 바로 우측의 삼신골로 접어 든다. 이틀 전 내린 많은 비로 인하여 계곡을 거슬러 이리저리 살피며 올라 서는데 여간 속도가 나질 않는다.
계곡을 바로 치고 올라서면 좋을 것만 불어난 물로 인하여 계곡 양 사이드로 올라간다
<아침식사를 마치며>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서 적당한 장소를 찾아 보지만 불어난 계곡물로 인하여 적당한 장소가 나오질 않는다. 1시간을 넘게 오르니 좋은 장소가 나온다 여기서 늦은 아침을 먹고 출발을 서두른다.
비 오는 날씨로 인하여 고도계의 기압 변동이 심하여 고도의 편차가 많이 틀린다. 1030m부근에서 왼쪽 골을 올라야 정확히 갓고리재로 올라서지만 물이 많이 흘러 내리는 우측 골로 올라선다. 고도 1100m를 넘고부터 골은 소멸하고 능선으로 올라 서는데 삼신봉과 갓고리재의 중간지점에 올라선다.
점심장소를 미륵암지로 정하고 외삼심봉으로 출발한다.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던 관계로 하산을 외삼신봉 능선으로 변경하고 미륵암지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되돌아와서 외삼심봉 능선으로 하산 계획하고 미륵암지를 가기 위해 길을 나서는데 짙은 개스로 인하여 시야 확보가 안 된다. 어느 쪽이던 내려서서 미륵암지야 쉽게 안 가겠나 생각 했던 게 그만 발목을 잡히고 만다.
외삼신봉 올라서기 전 능선으로 접어 들어서야 하는데 그만 낙남길로 내려서서 아래로 내려선다.
고도를 100여미터 내려 서는데 앞이 절벽으로 가로 막힌다. 뒤로 돌아보며 "빡구"하고 외치는데 4명은 그대로 외삼신봉으로 끝까지 빡구를 하고 우리는 동족방향으로 사면을 향해 치고 나간다. 경사 40도를 넘는 억샌 산줄기의 사면 길을 200m도 안 되는 거리를 치고 나가는데 2시간이 걸린다. 겨울철 눈길의 러셀보다 더 지치고 힘들고 또한 속도도 나질 않는다.
2시간동안 이동한 게 200m도 안 되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미륵암지>
미륵암지에 도착한 후 점심을 거른 체 바로 청학동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이왕, 여기까지 왔는거 끝까지 능선을 타고 청학동으로 내려 서기로 한다.
지형도상으로 쉽게 보이는 능선길도 실제론 그리 만만치가 않다. 키를 넘기는 산죽들이 제풀에 넘어져 있어 등로가 막혀 버리니 이것 또한 감당이 안 된다.
산죽을 하나하나 일으키며 앞으로 나아 가려니 금새 체력이 저하된다. 서로 번갈아 가며 산죽 러셀이란 이상한 체험도 해본다.
<하산길의 하동독바위>
<산죽 러셀을 한판 하고 나니 모두들 거지로 변신 중~~~>
<나의 신발>
<나그네님 의 복장>
(쉽게 생각했던 산행이 어렵게 끝났지만 그래도 아무 사고 없던 게 지리산신령님께 감사를 올립니다)
지리산은 언제나 겸손하게 다녀가야 된다는 것 을 생각해준 하루였다.
<추정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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