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6. 16
* 주차장~주흘관.제1관문~마당바위~조곡관. 제2관문~조령관. 제3관문 (왕복) . KBS드라마 세트장
* 마눌과 둘이서
문경하면 먼저, 주흘산과 조령산이 떠오른다.
주흘산과 조령산을 따로 몇 번 와보았지만
그때 평지길인 지금의 문경새재 과거길을 걷는게 어찌나 지겹던지 모르겠다.
백두대간 종주중 이화령에서 깃대봉을 거처 제3관문으로 내려와 3관문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로 되어 있어나
늦은 점심에 여기서 밥을 먹고 바로 마패봉을 치고 올라가는 게 부담이 되어서
3명만 따로 바로 배고픔을 참으며 마패봉으로 치고 올라가든 때가 몇 년 전이었던가 생각이 가물가물하다.
이젠 걷기의 열풍으로 전국 어딜 가나 걷기 좋은 길도 많이 만들어놓았다.
여기 문경새재 과거길도 산으로 오르는 사람보다
걷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과히 걷기의 열풍이 부는 것 같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가 한대도 없다.
주차장 한쪽의 정자에서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다시 차를 몰고 위로 올라가 주차를 하려니 주차비를 받는다.
걸으려 왔는데 굳이 주차비를 내야할까
다시 차를 몰고 아래의 무료주차장에 내려오니 400m의 거리다.
오늘도 마눌과 같이 사진을 찍을 기회가 없을지 몰라
반사경을 보고 같이 사진을 찍어본다.
문경새재의 입구에 있는 옛길 박물관이다.
하산길에 시간 있으면 둘러보려고 그냥 패스한다.
문경새재 과거길은
옛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과거를 보러가던 길이다.
곳곳에 설렘과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 걷는다.
문경새재가 처음 열린 것은 고려 태조 때.
조선시대에는 영남과 한양을 잇는 큰길로
영남대로로 활약했다고 한다.
새도 날아서 넘기 어려운 고개 라고해서 새재라고 불리지만
지금은 길이 잘 다듬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는
부드러운 흙길로 이어져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다.
제1관문인 주흘관이다.
적을 방어하기 위해 지어진 주흘관은 문경새재 과거길에서 만날 수 있는
관문 중 가장 크고 웅장하다.
주흘관을 지나면 드라마 태조왕건등 사극을 촬영하는 장소로 유명한 KBS촬영장이다.
이 세트장은 국내 최대 규모로 약 6만여 평의 부지에
기와집과 초가집, 왕궁등 130여동이 넘는 건물이 지어져 있다한다.
드라마 촬영장도 하산길에 둘러볼 요량으로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간다.
이 길을 걷다보면 작은돌 하나없이 잘 다듬어진 흙길이며
길의 한쪽은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다른 한쪽은 작은 도랑이나 인위적으로 물길을 만들어서 물이 계속 흘러가게 만들었다.
오늘같이 내리쬐는 햇볕에도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게
마음이라도 시원스레 느껴진다.
이제 여름의 길목에 왔는가
술패랭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옛날 관에서 운영하던 숙박지인 조령원터를 사람들이 없을 때
한번 둘러본다.
과거길을 걷다보면 곳곳에 정자와 쉼터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이라서
길의 안쪽에 자리 잡은 마당바위에서 한참을 쉬어간다.
(관찰사들의 취임식과 업무를 인수인계 받던 곳인 교귀정)
쉬엄쉬엄 걸어서 올라간다.
어차피 둘이 같이 다니므로 시간이라는 제약도 없다.
쉬고 싶으면 쉬고. 눕고 싶으면 그늘에서 돗자리 펴고 누웠다 가면 그만이다.
커피나 한잔 하자고 계곡으로 내려간다.
이번 주 구입한 커피 드립기로 원두커피를 마시 볼 요량으로 준비를 하는데
아뿔사, 종이 필터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커피는 생략하고 발만 물에다 담갔다 간다.
도랑의 물길을 이용해서 만들어놓은 모습이다.
제2관문인 조곡관을 지난다
어느듯 시간은 정오를 지나가고 있다.
정자에서 간소하게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시원한 정자 밑에서 한참동안 누웠다 간다.
길을 걷다보면 장돌뱅이들의 삶과 눈물이 서려있는 주막터도 나오고
이런 귀틀집도 나온다.
문경새재 과거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도 맨발로 걸어보고 싶지만 먼저 3관문 까지 걸어간다.
낙동강 발원지중 하나다.
종착점인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 왔다.
조령관 주위의 너른 공터엔 단체 야유회 객들이 많아
학창시절의 소풍온 듯한 그런 분위기가 풍긴다.
이젠 여기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보기로 한다.
맨발로 서있어니 찹찹한 바닥의 흙 느낌이 그대로 발에 전달되어
기분이 한결 상쾌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맨발로 걸어보는 것도 마눌은 처음이라서 더욱 좋아한다.
비닐 봉다리에 신발을 넣고 이제 맨발로 걸어본다.
여기서 2관문까지는 그런대로 걸을 만하지만
2관문부터는 발에 감각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마눌한테 괞찮냐고 물으니 그런대로 걸을 만 하다고 한다.
마눌도 걷는데 나도 계속 맨발로 걸어간다.
결국 이것이 무리가 되어 나중에 왼쪽 발바닥이 고장나는 불운을 겪게 되는데
언제쯤 나아지려는지 모르겠다.
맨발로 걷는 길의 종착점이다.
여기서 발을 씻고 마무리 한다.
이제는 드라마세트장으로 구경 간다.
광화문을 지나 근정문과 사정전등을 둘러본다.
왕이 집무를 보던 사정전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용상체험을 하는 곳도 있다.
조선시대의 기와집과 초가집. 궁궐을 재현해놓은
규모 있는 드라마세트장을 구경하면서
문경새재 과거길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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