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7. 7
* 대장경 테마파크 주차장~무릉동 마을~홍류동계곡~매표소~홍류동계곡~해인사 (왕복)
* 마눌과 둘이서
갈수록 날씨는 습하고 더워지는 계절이다.
여름철을 맞아 걷는 코스는 자연스럽게 계곡을 선정하는데 모두가 거리가 너무 멀다.
먼저 가까운 곳부터 가고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멀리 뛰어 보기로 하고
거리에 부담 없는 가야산 소리길 부터 찾는다.
2011년 9월 팔만대장경 천년세계문화축전을 맞아 홍류동 계곡길이 "해인사 소리길"이란 이름으로 새 단장하고
계곡을 따라 6km의 이야기가 있는 걷기 탐방로로 새롭게 탄성했다.
오늘은 대장경 테마파크 주차장에서 '소리길'을 거처 해인사까지 7.3km의 거리에
길상암과 해인사를 둘러보는 거리까지 왕복 약 15km의 거리를 걷는다.
홍류동 계곡은 가을 단풍이 매우 붉어서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일 정도로 손꼽히는 가을 단풍 명소로
가야산 19경중 16경을 볼 수 있다.
이틀 전 합천지역에 200m 가 넘는 비가 내려 가야산의 모든 탐방로는 입장이 불가 하다는 통보를 받는다.
일요일은 기상청의 특보가 없는 한 탐방 가능하다는 공단의 안내를 받고 출발 하는데
집에서 출발 전부터 가는 빗줄기가 내린다.
대장경 테마파크에 주차를 한 후 주위를 둘러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가야산 소리길의 탐방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도로를 건너 아래로 내려서면
소리길의 시작점을 알리는 표지석과 이런 대문도 있다.
여기서부터 계곡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소리길을 걸어 가보자.
먼저 홍류동 마을로 걸어가는 길이다.
홍류동 계곡의 하류를 따라 천천히 걸어간다.
홍류동 계곡에 있는 가야산의 19명소 중 16명소를
소리길을 걸으면서 감상하면서 걸어간다.
지금 비는 약하게 내리지만 습한 날씨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땀으로 범벅이다.
그래도 맑은 공기와 함께 아내와 오순도순 걸어간다.
아내는 요즘 일요일을 기다린다.
이번 주는 어디로 갈까 하는 기대감도 있지만
하루를 힘들게 걷고 나서 맞보게 되는 상쾌한 기분 때문 이라할까...
아니면 그동안 빠지지 않았던 묵은 체중이 빠져서
날마다 체중계의 눈금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을까 모르지만.
하여간 아내의 몸에 붙어있던 지방 덩어리가
요즈음 잘 보이질 않는다.
꾸준히 아내와 같이 다녔던 보람이 이제 눈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홍류동 마을로 걸어가는 길에 하늘 말나리가 보인다.
비에 젖은 모습으로 활짝 반기는 말나리와 함께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소리길이다.
마을로 올라가는 중에 만나는 소리길 오토캠핑장이다.
집의 거실을 통째로 옮겼을 법한 엄청난 크기의 텐트들이다.
주말과 일요일을 같이 쉴 수 있으면 나도 캠핑을 하면서 여행을 하고 싶지만
그저 이런 걸 바라볼 수밖에 없다.
홍류동 마을이다.
담벼락에 피어있는 능소화가 길가는 사람들을 반긴다.
아내가 능소화에 마음이 뺏겼는지 한참을 처다 본다.
우리 집의 담장에도 능소화가 피었지만 몇 송이 되지 않는다.
어느 날 잡초를 제거 하던 중 무슨 줄기도 뽑아 벼렸는데 그게 능소화 꽃인 줄 꽃이 피고 나서야 알았다.
홍류동 마을 끝에 소리길 탐방 안내소가 있는데
탐방 안내소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홍류동 계곡의 소리길이 시작된다.
홍류동 계곡의 물소리와
숲의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소리길이란 정감 있는 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닮은 나무로 만든 다리다.
이런 나무로 만든 다리가 홍류동 계곡에 여러 개가 설치 되어있다.
다리의 종류는 크기도 다르며 모양도 각기 다르다.
홍류동 계곡에서 빠져나와 해인사 매표소에서 매표를 하고
다시 홍류동 계곡으로 들어간다.
계곡엔 이틀 전 내린 비로 엄청난 물소리가 들린다.
소리길 옆으로 길상암이 보인다.
1972년 영암스님이 창건 하였으며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 한다.
길상암으로 올라가는 중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다.
길상암에서 잠시 소나기를 피하고 다시 소리길을 따라
해인사까지 계속 걸어간다.
해인사에 들어서면 일주문, 봉황문, 해탈문등 세 개의 문을 차례로 지난다.
일주문(一柱門)의 '일주'는 일심(一心)을 뜻한다.
즉 일주문은 일심으로써 속세를 벗어나 깨달음의 세계를 향한 첫 발을 내딛는 문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가람과 불교를 수호하는 금강역사와
사천왕이 서 있는 봉황문에 이른다.
계속해서 계단을 오르면 일체의 번뇌에서 벗어나
부처님 세계인 불이(不二)의 세계에 들어가는 해탈문에 도달한다.
불이는 모든 상대적인 것들을 초월한 해탈의 경지다.
몇년만인가 아니 십수년도 넘을을것 같던 해인사 방문이다.
비내리는 해인사의 경내를 조용히 둘러보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서 내려간다.
비만 오지 않았다면 여기서 성철스님이 은둔하여 수도생활에 정진한
백련암을 둘러보려고 했건만 단풍이 무려 익을 즘 다시
소리길을 찾아와야겠다.
(길상암 입구의 부처님)
내려서는 길에 홍류동 계곡엔 누런 흙탕물이 흘러내린다.
고운최치원 선생이 시도 짓고 바둑도 두었다는 농산정에서
잠시 머물며 가야산 소리길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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