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11. 9
* 아내와 둘이서
11 구간을 끝내고 차를 회수하여 산도리 민박집으로 오는 길에 비는 조금씩 계속 내린다.
민박집 옆 당산나무와 정자 주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가을비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정겨운 가을의 풍경이 연출된다.
저녁을 민박집에서 먹는다고 미리 말씀을 드리고 저녁시간에 민박집 아저씨와 같이 저녁을 먹는데
상위에 차려진 반찬이 장난이 아니다.
초면인 민박집에서 이렇게 황송한 대접을 받으니 세상은 아직도 살맛나는 세상임을 느낀다.
참나무로 불을 지핀 황토방
한번씩 집에 오는 며느리를 위해 황토방을 손수 지으셨다는 민박집 아저씨의 며느리 사랑
둘레길이 놓이면서 둘레길을 걷는 우리들에게 방을 내어주신 두 내외분께 감사 드리며
하루의 피로를 깔끔히 풀고 다시 둘레길 12 구간을 걷기로 한다.
차를 타고 다음구간의 시작점인 서당마을에 도착할 즈음 민박집 아저씨한테 전화가 온다
모자를 놓고 갔다고...
아침부터 정신 줄 놓았나... 다시 돌아서 간다.
서당마을에서 출발하는 길
아침부터 할머니가 우리를 보자마자 홍시를 주신다.
그것도 제일 깨끗하고 먹기 좋은 것으로 골라서
꼭 할머니가 며느리와 사위한테 주는 마냥 정성스레 홍시를 건네 주신다.
하이고 할머니 감사합니다.
서당마을에서 도로를 따라 우계저수지로 오른다.
농업용수로 쓰이는 저수지라 그런지 가을철에는 물 쓸 일이 없어서 저수지의 수위가 찰랑찰랑하다.
저수지 둑에서 내려다 본 적량면 서당마을이다.
저수지를 돌아 나와 한적한 시멘트 길의 오르막을 꾸준히 오른다.
신촌마을
서당마을에서 신촌마을을 거처 구제봉으로 오르는 신촌재까지의 오르막 길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구제봉으로 오르는 임도
나는 MTB를 졸업한지 5년은 되는데.....
업힐 할 때 근육이 터질듯한 느낌
나는 MTB를 타면 허벅지가 한없이 굵어져서 입을 바지가 없어서 곤란.
내리막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하동에는 두 개의 활공장이 있다.
형제봉 활공장과 형제봉과 마주한 구제봉 활공장
모두 섬진강과 악양 들판을 내려다보며 즐기기 안성맞춤인 활공장이다.
회남재를 거쳐 칠성봉~구제봉~분지봉~섬진강으로 떨어지는 칠성봉능선의 신촌재에 도착한다.
여기서 분지봉까지는 0.5km, 시간이 있으면 한번쯤 가보는 것도 좋지만 오늘은 그냥 패스한다.
신촌재에서
둘레길을 걷는 단체들이다.
신촌재에서 임도를 따라 먹점마을로 내려선다.
이제는 내리막이다
룰루랄라~~~
먹점마을을 지나고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다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먹점마을에서 악양면 대축마을로 이어지는 먹점재
먹점재를 지나면 발 아래 섬진강의 물줄기가 내려다 보인다.
지리산의 왕시루봉에서 내려다보이는 왕의 강과는 흡사 비슷한 느낌일까
섬진강 뒤로 왕시루봉 능선이 희미하게 보인다.
악양 들판과 형제봉
형제봉 능선
하동 부부송과 동정호 주변에서 오늘까지 하봉 대봉감 축제가 열린다.
다음 구간은 저 부부송의 왼쪽으로 둘레길을 걷는다.
대축마을로 내려서는 길 옆은 주먹만하게 큰 대봉감이 터질 듯 열렸다.
우~와 감이 천지빼까리다
폼도 잡고
홍시 되기 전에 빨리 따야 되는데.
대축마을 주차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는데 어느 할머니께서는 대봉감을 보면 진절머리가 난다고 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해마다 이맘때쯤 대봉감을 딴다고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아직 할머니 댁은 감을 따지도 않았다고 한다.
어제오늘 이틀간 대봉감 홍시를 많이도 먹었었는데 아직까지 똥구멍은 막히지 않았다.
집에서 하나씩 익어가는 대봉감을 볼 때마다 지리산 둘레길 10~11~12구간을 걸었던 추억을 되살려 보면서
대봉감 홍시를 하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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