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5. 12
* 산성입구~밀성대~축융봉~공민왕당~산성입구 / (안동 고산정과 농암종택)
* 마눌과
하루가 다르게 날씨 변화가 심하다.
봄을 느낄 새도 없이 바로 여름이 뒤 쫒아 온다.
더운 날 땡볕에는 꼼짝도 못하는 아내를 위해 어디로 코스를 잡을지 그것도 고민이다.
황매산 주차장으로 바로 올라가서 철쭉을 감상할까,
황매산에서 일출을 감상하며 아침햇살을 받는 철쭉과 함께 가벼운 산행으로 마무리를 할까, 고민 중이다.
절정의 철쭉에 맞춰 황매산으로 가려면 새벽 2시전에 집을 나서야 하는 부담에 출발 하루 전에 코스를 변경한다.
대신 출발을 새벽2시에서 4시간 늦은 6시로 바뀌었다.
봉화 청량산으로 가는 길
빠른 고속도로를 피하고 국도로 내 달린다.
새벽에 달리는 국도는 한적하기 그지없다.
마주치는 차를 보기도 힘들 정도로 조용하기 만한 국도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나는 이런 아침의 국도로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청량산 입구에서 위로 조금 올라가면 축융봉 이정표가 보인다.
축융봉 입구엔 벌써 차량이 서너 대 보인다.
축융봉 입구에서 산성입구까지 넓다란 임도를 따라 걷는다.
임도의 양옆으로 개별꽃과 산딸기꽃이 한창 피어있다.
시기만 잘 맞춘다면 걸어 면서 산딸기도 넉넉히 따 먹는 행운도 있었을 텐데
대신 꽃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여야겠다.
청량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조 된 것이라고 한다.
이곳이 고구려와 신라의 경계인지라 군사적으로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이것을 봉화군에서 2003년부터 복원공사를 하여 지금에 이르게 된다.
고려 공민왕 16년인 1361년에 10만 홍건적이 압록강을 건너 쳐들어오자
공민왕은 청량산 축융봉 아래 청량산성을 쌓고 1년간 숨어 지냈다.
축융봉 주변에는 공민왕이 숨어 지냈던 오아대와 군장의 흔적이 있다.
그 뒤 이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 왔던 공민왕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아
공민왕당을 짓고 위패를 모셨으며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튼튼하게 잘 복원된 산성이지만 이렇게 걷는 것도 재미가 솔솔하다.
산성을 오르다 보면 멋진 전망대가 나타난다.
여기가 '밀성대'이다.
죄수를 절벽 끝에서 밀어 처형했다는 밀성대
그곳에 멋진 정자가 들어서있어 잠시 쉬어 간다.
밀성대에서 맞은편의 청량산 응진전이 보인다.
흐릿한 날씨에 시야가 좋지 않아 조망은 별로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청량산의 산세가 파노라마처럼 보인다.
자란봉과 상학봉을 이어주는 구름다리와
왼쪽의 봉우리가 청량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인봉이다.
청량사와 응진전도 한눈에 들어오는
청량산의 전체를 볼 수 있는 멋진 조망처가
여기 축융봉 오르는 길에 있다.
먼저 청량산에 들기 전에 이곳 축융봉을 올라
청량산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석성이 끝나는 지점부터 축융봉 정상까지 다시 토성으로 이루어진다.
넓다란 토성을 걷다보니 길가에 야생화가 만발하게 피어있다.
축융봉의 토성구간이다.
부드러운 산길을 걸으니 봄바람이 살방 살방 불어온다.
축융봉 정상을 뒤로하고 하산은 공민왕당으로 내려선다.
산길은 비포장 임도로 되어 있으며 간혹 집들이 몇 채 보인다.
넓은 집터인지, 밭 터인지는 모르지만
주위에 나물을 캐는 사람도 보이지만
내 눈엔 쑥만 보일뿐이다.
그야말로 쑥대밭이다.
공민왕당은 고려시대 개혁 군주인 공민왕을 신으로 모신 사당이다.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 청량산으로 피신한 후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후
공민왕과의 인연으로 이곳 산성마을 사람들이 공민왕이 죽고난후
이곳에 사당을 짓고 매년 제를 올렸다고 한다.
공민왕당으로 하산하는 길가에 온통 찔레꽃 향기가 코를 찌른다.
향기는 찔레꽃 향기인데 꽃과 줄기가 찔레꽃보다 작다.
집의 담벼락에 피는 찔레꽃과 무슨 차이일까?
축융봉 등산을 뒤로하고 근처의 안동 고산정으로 간다.
고산정은 정유재란시 안동 수성장으로 활약하여
좌승지(左承旨)에 증직(增職)된 바 있는 성성재(惺惺齋) 금난수(琴蘭秀)의 정자이다.
고산정보다 고산정이 있는 주위의 풍경이 먼저 다가온다.
고산정을 들리지 않고 건너편인 여기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 멋지다.
고산정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농암종택이 나온다.
잠시 들러보고 하루의 일정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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