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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지리산

[큰조개골~마암능선] 영랑대의 아침

▣ 일시 : 2009년 9월 12일 ~ 13일

▣ 코스 : 윗새재 ~ 큰조개골 ~ 영랑대(박) ~ 마암 ~ 마암능선 ~ 윗새재

▣ 동행 : 자유인&쭈니. 자우. 선달. 큰바위. 죽비(영랑대에서 조우)

 

 

이번 주말 지리로 들기 위하여 지형도를 복사하여 만들다 보니 그 크기가 의외로 작다.

시간의 구속됨이 없이 한량한 산행을 꿈꾸며 여느 때와 마찬 가지로 새벽4시에 울산을 떠나 지리로 스며든다.

 

 

여름의 끝물이 남아있는 조개골의 본류를 오르며

철모 삼거리를 지나 두 번째 이정표의 말뚝이 남아있는 곳에서

조개골로 내려서며 아침시간을 갖는다.

 

골을 건너 숲 속으로 이어진 비둘기봉의 초입 입구에 빨치산의 비트였다는 안내판만 잡목에 가려

찾는 이 없이 홀로 서 있을 뿐

흐르는 물은 서서히 계절의 때를 벗기고 있다. 

 

 

조개골의 본류를 따라 오르면서 하봉 방향에서 흘러 내리는 지류를 따라 들어선다

지류의 입구는 별 볼품없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골이

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밤에 내린 비로 인하여 물기를 묻은 바위하며

검은 빛깔의 암반이 어울려 매우 미끄러워

오르는 내내 신경이 곤 두 쓰인다.

 

 

너덜 같은 초입을 벗어나고

미끄럽고 검은 암반지대를 벗어나면

 푸른 이끼가 눈을 즐겁게 한다.

 

 

<미끄럽고 검은 암반지대>

 

 

고도를 서서히 높일수록 생을 마친 나뭇잎이 골을 메우기 시작한다

그에 따라 골의 경사도 점점 가파르 지면서

골은 다시 이끼를 저 버리고 더욱 원시적인 골로 탈바꿈을 시작한다.

 

 

 

 

 

 

 

 지형도상의 골이 끝나는 고도1400m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골을 따라 오르다 졸졸 흘러 내리는 마지막 식수위치인 고도1450m지점에서

각자 4리터의 식수를 배낭에 넣고 오른다.

 

 

 

영랑대 안부에서 각자의 보금자리를 만든다

죽비님을 만나기 위해 영랑대에 올라서니 짙은 운무와 바람 때문에  

잠시 라도 서 있지를 못하겠다.

세찬 바람이 이젠 시원함을 넘어서 추위까지 몰고 오니

계절이 빠르게 넘어서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무릎 때문에 술을 멀리 하고 보니 하는 수 없이

제일먼저 텐트 속으로 들어선다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 짙은 운무가 나무에 부딪혀 물방울로 변해 텐트 위를 뚝뚝 떨어지며

바람과 그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1평도 안 되는 좁은 텐트 안에서 들으니

그 소리가 여느 교향곡 보다 도 더 감미롭다

그게 산중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이 아니겠는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는가 모르지만 텐트 밖은 아직도 깜깜한데 바람은 아직도 세차게 불어댄다

바람 소리에 텐트위로 갈기는 물방울 소리를 자강가로 들으며 다시 잠이 든다.

 

어느 정도 지났는가 온 세상이 조~용하다

텐트 문을 열고 밖을 보니 막 여명이 떠 오르기 시작한다.

"일출 보러 갑시다" 하며 소리 지르고 영랑대에 오른다.       

 

 

<영랑대에서 일출>

 

 

<중봉과 천왕봉>

 

 

<영랑대와 구절초, 산오이풀>

 

 

<밝아오는 새벽>

 

 

<영랑대에서>

 

 

<멀리 반야봉>

 

 <영랑대에서>

 

 

 <영랑대에서>

 

 

 <영랑대에서>

 

 

 <영랑대에서>

 

 

 <영랑대에서>

 

 

<영랑대 안부 비박>

 

 

 

<비박터를 떠나며>

 

 

 <비박터를 떠나며>

 

 

영랑대에서의 하룻밤을 마치고 하산은 마암을 거쳐 마암능선으로 내려선다

능선의 빨갛게 물들은 마가목 열매가 유혹을 하지만 못 본체 내려간다

일자로 쭉쭉 뻗은 능선이 아니라 암벽 때문에 S자로 휘어져 가면서 내려간다

 

지형도상으로 봤을 땐 거리가 멀지 않으나 여긴 지리산의 이름없는 능선이라

온몸으로 체감을 느끼며 능선을 내려간다

 

 

바위 봉우리에 올라서서 보니 마암을 제대로 볼 수가 있다

1618m봉과 마암에서 뻗어 내린 계곡도 선명하게 보인다.

 

 

<빨갛게 익은 마가목 열매>

 

 

<진주독바위를 볼 수 있는 조망대>

 

 

<키 높은 산죽과 다래넝쿨이 길을 막고> 

 

 

지리산의 골과 능선을 파고 들면서 어느새 나 자신을 뒤돌아본다

옷과 배낭이 나뭇가지에 스치고, 넘어지고, 돌에 차이면서까지,

꽃가루 나뭇잎가루 펄펄 날리는 고립된 산길 속에서 걷는 나를 본다.

 

그리고

 .

.

.

그 길이 끝나는 지점에 왔을 때의 느낌!

 .

.

이것이 지리를 찾는 중독이 아닐런지...

 

 

추정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