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2. 13
* 토함산
* 나홀로
눈이 내리고 또 내리고 계속 내린다.
하얀 떵 덩어리가 토함산을 덮어버릴 기세다.
퇴근 후 아침에 토함산으로 눈 마중을 간다.
토함산 공단직원의 말로는 누적 적설량이 1m쯤 된단다.
옆길로 빠진다.
몇 걸음 못가서 허벅지를 지나 엉덩이 까지 빠져 버린다.
젠장, 오후에 출근해야 되는데......
허벅지까지 빠지는 유혹의 길을 포기하고 그냥 오른다.
토함산으로 오르는 단풍나무 숲길이다.
아침을 여는 안개가 설국의 나라로 인도하는 출입문이다.
고도를 조금씩 올리니 하얀 세상이 열리기 시작한다.
석굴암 주차장이다.
눈으로 덮인 새로운 모습
가슴이 탁 트인다.
석굴암 주차장에서 토함산 등산로를 따라
설국의 나라로 들어간다.
눈 속의 성화 채화지는 어떤 모습일까.
(눈이 소복이 쌓인 성화 채화지)
(추령고개로 빠지는 갈림길)
토함산으로 올라왔다.
몇 일간 계속 내린 눈으로
토함산은 어느새 설국으로 변해 버렸다.
경주 살면서 이런 눈 구경은 흔치 않는 일이다.
설국으로 변해버린 토함산이 평일 잠을 설쳐 가면서
나를 초대한 이유가 알 것 같았다.
이제는 토함의 설국과 이별을 할 때다.
헤어짐이 아쉬운지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한바탕 또 눈을 쏟아 부울 태세다.
설국의 아쉬움을 뒤로한체
토함산과 작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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