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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식및 자료

지리산 : 잔잔한 재미를 안겨주는 암릉 길 = 두류능선

(퍼온 글)

 

지리산 ; 잔잔한 재미를 안겨주는 암릉 길

... 두류능선 ...

대부분의 산사람들은 지리산은 바위가 없는 육산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긴 거의 맞는 얘기다.
주능선 역시 대부분의 바위 구간은 우회하거나 완만하게 비켜 오르고, 구조물이 설치되어있어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북부의 능선에 살며시 숨어있는 한 자락은 바윗길로 이어져 지리의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요즘 들어 많이 회자되고 있는 두류능선이 그곳이다.
꼭꼭 숨어있던 두류능선에 최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안전을 위해 로프 등도 매어져있어 예전의 어려움은 크게 줄었지만 즐거움은 그대로인 것 같다.

두류능선은 하봉 아래 국골 사거리에서 시작된다.
하봉에서 내려오다가 이곳에 서면, 좌측은 국골로 내려가고 오른쪽 능선은 동부능선으로 이어진다.
전에는 붉은 색 페인트로 바위에 '국골 사거리'라고만 쓰여있었지만, 그 흔적은 세월과 함께 퇴락 해가고 대신에 이정표가 세워졌다.
그러나 이 이정표에도 두류능선의 안내는 없다. 하긴 이곳을 포함한 동부능선의 여러 지능선과 계곡들이 비지정 등산로에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묶여있어 사실상 출입이 금지된 곳이기 때문이다.

두류능선은 이곳 사거리에서 앞으로 난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평탄한 길을 몇십 미터 진행하면 금세 바위봉이 시작된다.
능선상의 봉우리들에 각각의 이름이 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기에 그만두기로 한다.

전망이 좋은 첫 번째 봉은 내려올 때 로프가 매어져 있다.
급하게 내려서서 우측 사면을 따르면 오른쪽으로는 산사태에 의해 깊숙이 파인 허공다리골 본류가 내려다보인다.
산길은 앞의 바위봉을 따라 오르게 되며, 내려올 때는 또 밧줄이 매어져 있다.
조심스럽게 내려서서 잠시 나아가면 오른쪽 사면을 따라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향운대로 향하는 길이다.

향운대는 몇 년 전 철거되어 이제는 그 터만 남아있다.
묘향대와 마찬가지로 뒤에는 암벽이 병풍처럼 드리워져있고, 앞으로는 동부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바위 아래에서 사철 석간수가 흐른다.
산죽 숲을 따라 난 길을 따르면 광점동 위 얼음터의 독가촌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두류능선은 향운대가 아닌 능선을 따라 계속해서 십여 차례의 암봉을 오르내리고 바윗길을 따라야 한다.
중간 중간에 로프와 고무밴드 등이 매어있어 다행이 큰 어려움은 없다.
바위에는 대부분 멋진 소나무가 자리잡고 있어 펼쳐진 풍광만큼이나 근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위굴도 지나고 조금 더 나아가면 아래쪽에 석문이 있는 암봉도 만나는 등 아기자기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갑자기 급경사의 내리막 흙 길에 로프가 매어 있는데, 연거푸 매어진 또 다른 로프를 붙잡고 내려서서 걷자면 소나무 군락이 나타나면서 완만한 암릉이 릿지를 이루고 밧줄이 매어진 곳을 통과하게된다.
앞으로 멀리 열린 전망에 마천 쪽이 시원스레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 이르면 얼추 바위 구간을 빠져 나오게 된다.

원만한 하산 길을 따라 작은 봉에 서면 소나무에 누군가 'Z'자를 새겨 놓았다.
이곳에서 조금 열린 공간으로 좌측에 초암, 창암, 오송, 삼정능선이 뚜렷하게 다가온다.
급한 내리막이 부드러워지면서 안부로 내려오면 '+'기둥을 만나고, 이곳에서 Y자 갈림길을 만나면 왼쪽길은 국골로 빠지는 길이라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야 고생을 줄일 수 있다.

잠시 후 '마을가는 안내도'가 나타나면 산행은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걸로 보면 된다.
왼쪽으로 길을 잡아 내려서서 처음 민가 한 채를 지나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우측으로 길을 따라 걷는다.
좌측 아래쪽에 있는 집 한 채를 지나 길이 우측으로 크게 휘는 지점에 이르면 광점동으로 향하는 포장도로를 버리고 앞의 능선을 잡아 산 속으로 숨어드는 게 좋다.

한참 후 수많은 벌통이 가득한 토담집이 나타난다.
그간 산 속에서 수도하며 지내셨다는 시원한 눈매가 마음을 편하게 하여 푸근한 인상을 심어주시는 스님 한 분께서 벌들과 함께 자리를 잡고 생활하고 계신다.

토담집 앞 좌측의 산길을 따라 내려오면 금방 추성동 마을의 콘크리트 포장길을 만난다.
조금 더 내려가 만나는 포장도로 갈림길에서 좌측은 추성산장 방향으로서 도중에 국골로 오를 수 있다.
우측 길을 잡아 내려서면 추성마을 가운데로 내려서서 곧바로 넓은 주차장에 닿게된다.

두류능선의 잔잔한 바윗길이 가져다주는 재미를 느끼려면 지리산 동부의 다른 자락과 연계하여 멋진 일정을 세워볼 수 있다.

추성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의신과 삼정의 산길만큼이나 무수히 많이 나뉜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추성의 산길에 대해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밟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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