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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도

흔적이라도 남아 있으니 다행이다 (황룡골의 황룡사터)

* 2012년 3월 25일

 

박물관 옆의 황룡사지 말고 또 다른 황룡사지가 있다 길래 그곳으로 간다.

 

경주에서 감포 방향으로 덕동댐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왼쪽에 '황용동'이란 표지석이 보인다.

여기서 왼쪽의 좁은 도로를 따라 약2km정도 올라가면 황룡사터가 나온다.

박물관 옆의 황룡사터와 같은 이름의 황룡사터이다.

 

여기 골자기가 황룡골로 불리며 또는 절이 많은 곳이라 절골로 불린다.

 

 

덕동댐을 지나 감포로 넘어가는 중간쯤 왼쪽의 마을인 황룡마을

오래전에 황룡사란 절이 있어서 황룡마을이라 불렸을까

황룡이 살았던 그 골짝으로 좁은길을 따라 들어선다.

 

 

황룡사터를 찾아 왔는데 반기는게 황룡사란 작은 절이다.

황룡사터를 복원해서 절을 세웠을까, 아니면 황룡사의 이름을 빌려 황룡사란 또 다른 절을 세웠을까 먼저 황룡사로 가본다.

 

 

 

주차장 입구로 들어서니 여러 가지 석물이 보인다.

처음 보는 탑도 있고, 눈에 익은 돌들도 보인다. 

 

 

 

 절의 주위엔 전형적인 산골 풍경의 집들도 절골 주위에 몰려있다.

 경주시와 그리 멀지 않은 곳 이지만 여기 골짜기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아늑한 자리의 집들이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산이 둘러 쳐 저 있으며

가운데로 절골의 물길이 흐르는 아늑한 분지로

세찬 봄바람이 불어대는 오늘의 날씨지만 이곳에는 바람의 통로가 막혀버려

아늑한 봄 햇살에 오래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다. 

 

 

 

황룡사의 주차장에 많은 장독들이 나열해 있다.

장식용일까 아니면 장을 담아 놓은 것일까.

 

주차장의 건너편 산자락에 돌담으로 된 녹색의 대나무 밭이 눈에 들어온다.

저곳이 황룡사의 절터이다. 

 

 

 

 

 

 

 

 

이곳 스님의 취향이 궁금해진다.

제주도에나 볼 수 있는 돌하르방도 있고

이상한 동물상과 여러 석물의 조각들도 보인다.

먼저 황룡사터를 둘러보기 전에 조금 특이한 황룡사란 절을 둘러본다.

 

 

 

 

 

 

 

 

 

 

 

 

  

절에서 계곡을 건너 돌담이 놓인 위로 올라오니 너른 공터가 나온다.

보이는 건 오랜 세월의 흔적인 주춧돌과 부서진 기왓장만 남아 아픈 과거를 알린다. 

 

 

 

 

 

과거의 흔적 찾아 왼쪽으로 오르니 부서진 탑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몸통과 팔다리의 사지를 잘라낸 것처럼 탑들도 여러 조각으로 산산조각이 나있다.  

 

 

 

 

 

 

다시 오른쪽으로 내려와서 푸른 대나무로 둘러 처진 넓은 곳으로 올라오니 앞으로 전망이 탁 트인 곳에 무너진 두개의 탑이 있다.

뒷쪽 의 미륵산과 무장산으로 이어진 산줄기에 아늑한 봄의 기운이 몰려있는 양지바른 이곳에 오랜 세월을 쓰러진 체 자리를 지킨 황룡사의 탑이다.  

 

 

 

불국토를 염원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토록 처참하게 파괴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그나마 오랜 세월 그 흔적이라도 이렇게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 그것으로 위로해본다.

 

 

 

 

황룡사에 내려오는 이야기는 불국사고금역대기에 실려 있다.

절의 창건 시기는 신라 27대 선덕여왕 2년(633)으로 되어 있다.

기록을 보면 장인들이 뜻을 모아 약사여래상을 모시고 처음 황둔사(黃芚寺)하였는데

제39대 소성왕 때에 5년간의 큰 가뭄이 계속되어 전국의 초목이 말랐으나 유독

이곳 골짜기만은 물이 마르지 않고 맑은 물이 계곡으로 흘러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니 산 이름을 은점산(隱霑山)라 했다 한다.

그 후 조선 16대 인조왕 때 임란 중 왜군에 의해서 절이 불타 없어진 것을

담화(曇華)스님이 절을 재건하고 황룡사(黃龍寺)라 했다고 기록 되어 있다.

그리고 숙종 때 폐사 직전에 겨우 심적암(深寂庵)이라 명맥을 유지 해 왔다가

1715년 이후에 완전히 폐사 됐는데 그 폐사 원인은 알 수 없다한다.

 

 

 

 

 

 

 

 

 

황룡골의 깊은 골짜기에 자리 잡은 아늑한 산자락의 황룡사

천년의 세월을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그 흔적만 후세에 이렇게 쓸쓸히 물려주니

찾는 이 별로 없어도 따스한 봄 날씨에 천년전의 과거를 되 세기며 쓸쓸히 무거운 발걸음으로 황룡사의 폐탑지를 내려선다.

 

 

 

 

황룡사지를 내려서니 무인다실이란 곳이 있어 들어가 본다. 

 

 

 

“淸淨心是佛(청정심시불)”

 

 

청정한 마음이 곧 부처이다.

 

입구엔 신발만 가지런히 놓여있고 문은 잠겨있다.

대신 마당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천년의 흔적을 지우고 다시 속세의 세계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