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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지리산

[작은조개골~조개골] 가슴속까지 시원한 여름피서

 

 * 윗새제마을~작은조개골~하봉핼기장~치밭목삼거리~조개골~윗새제마을

 * 나그네. 쭈니. 듀뽕스. 큰바위

 * 2011년 8월 6~7

 

 9일의 휴가기간,

 이 기간 중 6일은 그 동안 미뤘던 집안에 작은 공사를 집사람과 둘이서 벌인다.

 푹푹 찌는 날씨에 점심도 잊은 체 열심히 하지만 속도가 나질 않는다.

 

 빨리 마무리 되어야 주말에 산에 들어 갈텐데.....

 

 겨우겨우 대충 마무리 해놓고 그만 접는다, 나머진 시간 짬을 내서 하는 수 밖에 없다.

 휴가기간 중 공사 하느라 몸도 피로하고 그래서 대체로 짦은 코스지만 아기자기한 코스를  선택해본다.

 모처럼 산에 갈려고 준비 하는데 잘 안된다.

 겨우 밤11시가 다되어서 배낭 패킹을 마무리하고 자리에 눕는다.

 

 

 윗새제 주차장에 도착하니 부산의 박재호님 일행 분이 먼저 와있었다.

 이분들은 당일산행으로 준비를 한 탓으로 아침식사를 같이하기 위해 작은조개골 입구 까지 가서 아침을 같이 먹기로 한다.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하늘은 먹구름이 까맣게 덮여있고 언제라도 폭우가 내릴 기세를 보이는 중에 간간히 비가 내린다.

 

 내친걸음에 옛 철모삼거리인 송신탑과 이어 만나는 청이당 계곡을 지나 작은조개골의 입구에 도착하여 급히 타프를 치고 아침준비를 한다,

 아침을 맞은 시간대지만 너무 어두워 주위가 잘 보이질 않는다.

 

 비가 내릴 것 예상해서 비박팀은 먼저 작은조개골로 올라가기로 한다.

 비 내리는 어두컴컴한 계곡 속으로 몸을 들이 맨다.

 비는 내리고 주위는 어두워 카메라를 꺼낼 시간조차 없다.

 

 

 

 

 

 

<간만에 비가 그치고 어둠에서 빠져 나와서, 계곡에 안개가 자욱하다>

 

작은조개골은 계곡을 우측에 두고 영랑재까지 옛길이 희미 하게나 연결되어 있다.

입구는 그리 초라해 보이지만 올라 갈수록 계곡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난다.

직접 계곡치기가 어려울 땐 계곡 왼쪽의 옛길로 우회해서 올라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 올라선다. 

 

 

작은조개골이나 큰조개골이나 암반의 생김새가 비슷한 게 많다.

비가 올시 미끄러운 암반은 우회해서 올라 가기도 한다.

 

오늘은 모처럼 시간적 여유를 갖는다.

한발 걷고 한발 쉬고 그런 이상적인 걸음으로 안개가 자욱한 몽한적인 계곡 속에서 빠져 나오기 싫어서일까.

혹서의 지독한 여름을 잊은 체 비까지 맞아 가면서 서늘한 가을 분위기 마냥

피서 온 기분으로 걷는다.  

 

 

여름산행이지만 갈증이 나지 않는다.

걷고 걸어도 손목에 찬 고도계가 올라 가지 않는다.

그만큼 걷는 건지 쉬는 건지 모를 정도로 시간적 여유를 맘 것 부른다.

 

간간히 준비해간 캔맥주로 억지로 한잔씩 들이 키지만

썩 맥주 맛이 나질 않는다.

덕분에 남은 캔맥주를 집에 도착해서 한잔 들이킨다.

 

 

 

 

 

 

 

 

 

 

 

 

 

 

 

 

 

 

 

 

 

 

오늘은 비가 오는 관계로 계곡의 끝 지점까지 간다.

그만큼 식수도 보충하기 쉬워 5리터의 물을 배낭에 넣으니 모처럼 등짐이 묵직하기 좋다.

한발한발 계곡의 끝 지점인 영랑재로 오르는데 장단지가 탱글탱글하게 느낌이 좋다.

 

마암을 둘러 보기 위해 배낭을 내려놓고 고도1550m 정도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니 하봉옛길이 나온다.

습한 날씨 관계로 고도계의 기압차로 오차가 많이 난다.

처음 와보았던 뽕스님이 감탄에 젖는다,

감탄이 아니라 비탄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마암의 각자를 보고 재빨리 자리를 떠난다.

 

영랑대 안부에서의 비박 계획을 접고 국골로 올라왔던 그때 그 자리에서 자리를 편다.

술꾼이 없는 관계로 취하지도 않는 맥주를 마시고 일찍 자리로 돌아와서 들어 눕는다.

텐트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어느새 자장가로 들리는지 모처럼 시원하게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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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무이파가 올라왔나 바람소리가 거칠다.

그 와중에 비소리 까지 들리니 또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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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비는 오질 않는다.

비가 많이 오면 하봉동릉을 타고 내려 갈려고 했는데 그냥 계획대로 하봉 헬기장으로 간다.

짙은 운무로 영랑대에서 조망을 할 수 없어서 무덤에서 영랑대로 가는 우측 길을 포기하고 왼쪽 길로 들어선다.

      이 길은 초암능 갈림길에서 만난다.

 

하봉 헬기장에 모처럼 왔다.

운무가 덥힌 헬기장에 분홍빛 야생화가 한창이다.

날씨 때문에 카메라를 꺼내지 못해 아쉬웠지만 천상의 화원에 온 느낌이다.

 

하봉 헬기장에서 치밭목으로 내려선다.

모처럼 속도를 내어 치밭목 삼거리까지 내 달린다.

 

이제부터다.

등로를 따라 편히 내려갈까, 조개골의 본류를 따라 내려갈까 생각 중에

나그네님이 힘들어 한다.

 

잠깐 조개골의 조개(?)폭포만 구경하려고 계곡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등로로 나와 내달린다.

이정표가 있는 비둘기봉 갈림길을 지나고

 하봉동릉 오름 길이 있는 갈림길도 지나고

윗새재로 그냥 달린다.

 

신발이 맞지 않은 나그네님이 뒤에서 고생한다.

입에선 연신 욕이 튀어 나온다.

두 번 다시 큰바위하고 지리산에 오질 않는단다.

 

추정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