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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지리산

[성삼재~반야봉] 가을을 맞으러 반야봉을 오르다

 

 * 2013. 9. 8

 * 성삼재~노고단~반야봉 (왕복)

 * 아내와 둘이서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을 보내고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바람이 차가워진다.

 이때쯤 지리산 촛대봉 부근에서 맞는 하늘거리는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던 것을 느끼곤 하는데

 올해는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더위에 지쳐버린 것만 같았다.

 

 지리산으로 가보자.

 촛대봉이 안되면 걷기 부담 없는 반야봉이라도 올라 가봐야겠다.

 반야봉에 올라가서 가을이 왔음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어

 다시 새벽을 달린다.  

 

 

 

성삼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노고단으로 걸어가는 동안

아침의 상쾌한 기운과 함께 모처럼 온몸이 짜릿함을 느낀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감동인가.

그것도 지리산을 처음 찾는 아내와 함께

지리산을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에 지리산의 산신령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오늘의 하루를 지리산과 함께 걸어간다.

 

 

(왕시루봉을 배경으로)

 

애초 계획은 조금 더 일찍 출발을 하여 노고단에서 새벽 일출을 감상하려고 했지만

아내가 처음 찾는 지리산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려 새벽 4시경 집에서 출발을 한다.

 

그러고 보니 언제나 지리산으로의 출발은 예전과 다름없이 새벽 4시가 정시인 것 같다.

 

 

(왕시루봉과  섬진강)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에서 가을을 처음 만났다.

구절초와 산오이풀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지만

아쉽게 목재데크 옆으로 나와 있어서 눈으로만 가을을 느끼며 내려서야만 했다.

 

 

 

 

조금만 기다려라

저기 반야봉에 올라가서 맘 것 가을을 느끼며 놀다 와야겠다.

 

 

노고단을 내려서며 걷는 능선길에는

지리바꽃과 흰진범, 이질풀과 여러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걷는 내내 눈으로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리바꽃)

 

 

 

(흰진범)

 

 

 

 

(정영엉겅퀴)

 

 

(이질풀)

 

 

 

(꿩의비름)

 

 

(참취)

 

 

 

(구절초)

 

 

(구절초)

 

 

(꿩의비름)

 

 

 

(동자꽃)

 

 

(마타리)

 

 

 

노고단에서 임걸령, 노루목을 거처 반야봉으로 오르는 길

아내는 매우 힘겨워한다.

 

아내는 산으로 가는 길에는 아무것도 먹지를 않는다.

점심이나 간식은 먹지 않는다 해도

아침까지 먹지를 않는다.

 

먹고 산을 올라가면 위에 부담이 되어서 매우 힘들어

아예 먹는 걸 포기하고 산을 오른다.

덕분에 나도 먹는 게 부실하니 

나는 산을 걸을 때마다 배고픔을 참아야 된다.

 

 

오늘 반야봉으로 오르는 중간에

아내가 주저앉는다.

아침을 거른 상태에서 반야봉에 올라 간단하게 빵과 두유로 요기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기운이 없다고 한다. 

 

비스켓 한조각과 두유1개로 잠시 원기를 회복하는 사이

나는 아내가 있던 주위의 구절초를 렌즈에 담는다.

 

 

 

 

 

 

 

 

반야봉에 올라 먼저 빵과 두유, 커피로 느긋한 점심시간을 보내고

반야봉의 신선한 가을을 즐긴다.

 

 

 

(천왕봉)

 

 

(반야봉 일대의 구절초와 쑥부쟁이, 산오이풀)

 

 

 

 

 

 

 

 

 

(쑥부쟁이와 구절초)

 

 

 

 

 

반야봉에서 가을을 보았다.

더위에 지쳐 가을이 왔는 줄 모르고 지냈지만

가을은 어느새 성큼 내 앞으로 왔다.

 

계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사회생활에

한번쯤 뒤를 돌아볼 여유를 가져야겠다.

 

 

 

 지리산으로 첫 등산을 갖다온 아내는 허벅지의 근육통으로

힘든 신고식을 치루고 있다.

이날을 뒤로하고 아내와 같이 지리산의 산정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낼 그 날을 기다려보는 꿈을 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