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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서울.경기.강원

[선자령~초막교] 양떼목장은 언제 갈련지

 

 * 2013. 1. 12

 * 대관령 휴계소~선자령~초막교

 * 친구와 산악회 따라

 

  이번주 토요일 대관령 바우길과 삼양목장을 여행하기로 계획했다가

  하필 이날이 초하루라 집사람이 절에 간다고 날을 잡지 마라한다.

  마음은 벌써 그곳으로 가고 없는데 부랴부랴 대관령으로 가는 산악회가 있는지 알아본다.

 

  집사람은 떼어 버리고 친구와 둘이서 ㅇㅇ산악회의 선자령으로 가는 일정에 몸을 맡겨 버린다.  

 

 

  아침 06:30분 동천에서 출발이 20분 연착된다.

  먼 길을 이렇게 여유 있게 가는지 모르겠다.

  나는 항상 지리산으로 들 때마다 새벽 3시에 집을 나서는데

  지리산보다 1시간이나 더 걸리는 대관령으로 머나먼 길을 떠나는 느긋한 이유가 뭘까?

  정답은 차에 오르고 나서야 알 수 있다.

 

  차안에 오르고 나니 산악회 사무총장의 간단하게 오늘의 일정에 대해 알려 주고 나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우리 산악회는   "갈 때는 노래방 올 때는 나이트"

 

  그 후로 나의 생활 리듬은 여지없이 깨져 버렸다

  파워 빵빵한 관광버스의 앰프에 쉴 새 없이 노래 소리 울리고

  그나마 실력이라도 좋으면 모르나 도저히 음정과 박자가 따로 들리는 듯한, 무지막지한 노래 실력에 대관령으로 가는 4시간 내내

  그 지겨운 소음에 시달려야 했다. 

 

(대관령 휴게소의 많은 산악회 버스들)

 

그래도 시간은 지나고 대관령휴게소에 내리니

바람과 함께 날씨 마져 제법 쌀쌀해졌다.

 

산악회 선두를 따라 걸으니 방향이 이상한 데로 올라선다.

대관령 기념탑에 인증사진 남기려 가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그냥 무작정 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나도 무작정 따라 간다.

곧 고루포기산으로 가는 이정표를 보고 나서야 잘못된 것을 알고 모두들 돌아서 내려선다. 

 

 

 

대간길에 걸었던 선자령

그때는 무슨 생각을 하고 걸었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없다.

내륙에서 불던 바람이 동해바다를 넘기 위해  백두대간의 능선인 이곳에서 더욱 힘을 더하는 바람에

이곳은 언제나 바람이 많이 분다.

 

 

 모처럼 산등선이에서 느껴보는 바람 이지만

오늘 기온이 대체로 높아서인지 그런 칼바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칼바람은 아니지만 영하의 날씨 속에

몸마져 가누기 쉽지 않을 정도의 바람이 불어 대니

볼에 파고드는 차가운 바람에 몸을 움치련다.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에 어느 산객 한명이 운명을 달리 한다.

이 차가운 바람 앞의 등불처럼

모든 것이 꺼져버린 어느 산객의 명복을 빌며

선자령으로 오르는 내내 발걸음이 무거워 진다.

 

 

 

 

 

 

 

 

 

선자령 정상일대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선자령의 하얀 눈밭과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바람맞을 보고팠는지

이 일대가 시장통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같이 착각을 일으킨다.

 

 

 

 

 

 

 

비록 모든 일정이 4시간 정도의 짧은 선자령 산행이지만

겨울철 양떼목장과 삼양목장의 탐방은 올해도 그냥 넘겨 버리니 아쉬움만 남긴다.

봄이 오면 그때에 다시 대관령 목장길을 찾아 여행을 떠나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관광버스는 다시 춤을 추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