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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서울.경기.강원

[설악산 장수대~대승령~12선녀탕계곡] 설악산의 열두 선녀를 찾아서

 

 * 2013. 8. 11

 * 장수대~대승폭포 전망대~대승령~12선녀탕 계곡~남교리

 * 아내와 둘이서

 

 

  연일 찜통 더위가 기세를 부린다.

  이번주 더위를 피해 어디로 숨어 들어갈까 궁리 하다가 강원도의 설악산으로  들어간다.

 

  설악산 가는 길

  멀고도 멀다.

  2시간정도자고 새벽 1시30분에 집을 나선다.

  이번 코스의 차량 회수 문제로

  원통 터미널에서 아침 8시10분에 양양으로 떠나는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서 일찍 출발한다.

  시간을 여유 있게 잡아서 그런지 고속도로의 휴게소에 중간 중간 들렀다 쉬어간다.

  잠이 오면 차에서 30분정도 눈을 부치면서 새벽을 가르며 원통 터미널에 도착을 한다.

 

  터미널 근처 주민자치센터에 주차를 하고 남은시간 아침을 해결하면서

  8시 10분 양양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장수대에서 내린다.

 

 

장수대에 내려서니 상큼한 설악산의 기운이 느껴진다.

얼마 만에 느껴지는 설악의 느낌인가.

 

 

 

장수대 분소를 뒤로하고 상큼한 설악의 아침공기를 마셔가며

대승폭포로 힘겨운 오름짓을 하니 금세 온몸은 땀으로 목욕을 한다.

 

 

산의 골을 따라 오르면 시원한 골바람이 따라 부는데

오늘따라 바람 한 점도 없다.

요즘처럼 기승을 부리는 폭염에 바람도 더위에 지쳤는지 자취를 감추고 버리고 만다.

 

 

장수대에서 대승폭포까지는 가파른 계단길로 되어 있다.

덕분에 모처럼 진한 땀방울을 하염없이 쏟아가며 걷는다. 

 

 

멀리 대승폭포가 머리를 내민다.

장수대에서 대승폭포까지의 거리가 0.9km이지만

가파른 오르막과 더위에 내 몸이 초반부터 지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3대 폭포의 하나인 대승폭포다.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개성의 박연폭포가 있지만 그곳은 쉽게 갈 수 없는 곳.

설악산의 대승폭포는 언제든지 갈수가 있지만

그 시점을 잘 맞추어야 한다.

 

88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대승폭포의 명승답지 않게 애처롭게 보인다.

 

 

 

 

 

대승폭포에서 다시 올라가 대승령에 이른다.

이곳은 우측으로 귀떼기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의 길이고

좌측으로는 안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대승령의 삼각점이다.

주위 조망은 없지만 따가운 햇살에 이내 숲속으로 숨어 들어간다.

 

 

 

대승령 삼각점에서 빠져나와 숲의 그늘에서 몸의 열을 식힌다.

 

대승령에서 안산 갈림길까지의 등로에서는

동자꽃과 둥근이질풀이 지친 몸을 잠시 쉬어 가라고 손짓한다.

 

 

(동자꽃)

 

 

 

 

(둥근이질풀)

 

 

 

 

대승령에서 1km를 걸으면 안산 갈림길이다.

안산을 올라 12선녀탕으로 내려서고 싶지만

안산에서 12선녀탕 계곡으로 내려서는 가파른 내리막길에 아내가 갈 수가 없다.

그냥 이정표 따라 12선녀탕으로 내려서는데 이 길도 거의 돌길이라 피곤하긴 마찬 가지다.

 

 

 

(어수리)

 

 

 

12선녀탕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에 안산이 보인다.

안산 갈림길을 조금 지나서 우측의 능선을 따라 가다보면 백담사로 이어지는 흑선동 계곡이 있다.

지리산과 마찬 가지로 설악산도 곳곳을 훑어보면 숨은 비경이 많지만

이제는 이런 길이 선 듯 내키지 않는다.

 

 

 

12선녀를 만나러 가는 길에 한 송이의 흰 금강초롱이 반긴다.

 

 

 

 

가파른 돌길을 내려서니 계곡의 물줄기가 보인다.

발의 피로도 풀겸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발이 아린다.

얼음물이 따로 없다.

아니 얼음장보다 차가운 물이다.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계곡의 근처는 더운 열기가 물에 흡수되어 근처에 있기만 해도 시원함을 느낀다.

 

 

 

햇살과 시원함

두 가지를 한꺼번에 느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긴다.

 

 

이끼에 피어있는 바위떡풀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계곡 길을 걷다가 이내 넓은 암반위로 흐르는 계곡이 눈앞에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열두 선녀가 밤마다 내려와 놀았던 탕이 연이어 이어진다.

 

 

십이선녀탕 계곡은 폭포보다 탕이 주인공이 되는 계곡이다.

 

 

12선녀탕의 마지막 폭포인 두문 폭포가 등산로 상에 보이질 않는다.

2006년 강원도 대홍수 이후 등산로를 새로 정비 하면서

등산로에서는 두문폭포를 볼 수 가 없다.

대신 십이선녀탕의 여러 가지 탕들을 즐기면서 내려간다.

 

 

 

 

등산로를 빠져나와 십이선녀탕의 용탕 앞에서 흔적을 남긴다.

 

 

선녀들만 즐길 수 있는 탕이다.

사람들이 들어 갖다간 얼음장 같은 물에 금방 심장이 멈춰 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다.

 

 

 

 

 

 

연이어 나타나는 여러 개의 탕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십이선녀탕에는 독탕, 복탕, 무지개탕, 용탕등 여러 탕이 있지만

그중에서 복숭아탕이 가장 뛰어나다.

복숭아탕 아래로도 여러 탕이 있으나 2006년 대홍수로 인해

유리알같이 맑은 암반과 탕들이 잡석들로 많이 망가졌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멀리만 느껴졌던 설악산.

집에서 지리산 가는 길에 100~150km만 더 달리면 설악산인데

왜 항상 설악산은 내마음속에 멀리 떨어져 있을까

십이선녀탕을 시발점으로 다시 설악의 여러 감흥을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