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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라도

[광양 매화마을] 꽃잎은 피고지고

 

 * 2014. 3. 26

 * 광양 매화마을

 * 임열이 부부랑

 

 섬진강을 따라 매화가 흐트러지게 필 시점에 맞춰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고등학교 동기부부 16명이 하루 휴가를 내고 광양을 찾는다.

 광양 매화마을에 환장하게 피었을 매화꽃을 생각하며 귀중한 하루를 휴가 내어 참석하지만 이런...  단체 산악회 따라 광양을 잠시 둘러보는

 그런 계획에 산악회 버스에 같이 동참을 하지 않고 부산에 있는 임열이 부부와 같이 승용차로 따로 출발한다.  

 

 

 

매화를 만나러 가기 전 열흘 전부터 광양매화마을의 매화꽃 개화상태를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체크하고 있었다.

어차피 하루 휴가를 내고 사람이 덜 분비는 평일에 찾을거면

새하얀 꽃망울을 터트릴 시점에 찾으면 좋겠지만

안내산악회의 일정에 발목이 잡혀

수 만 구루의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는 시점을 놓쳐버린다.

 

그 와중에 광양을 찾는 그 전날부터 비까지 내리고 있었으니

광양에서의 아쉬움만 남는 하루였다. 

 

 

쫓비산 능선자락에 위치한 이곳 농원에

전날의 봄비에 떨어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버티던

매화의 이파리들을 조금이나마 카메라에 담는다.

 

 

영화 취화선과 천년학 그리고 드라마 다모의 촬영세트로 사용한 초가집과 기와집 주위로

온통 새하얀 눈이 내린 것 같은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홍쌍리 여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매화로 둘러싸인 산책로를 따라

봄날의 정취를 가득 느끼며 걸어본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풍경일기-봄에서 매화꽃을 이야기한 것 중에서

 

이 환장한 봄날의 매화꽃, 바람이라도 불어 보라지.

바람에 날리는 흰 꽃 이파리들을 보며

어찌 인생을, 노래하지 않고 견디겠는가.

어찌 홀로 저 꽃을 견딘단 말인가.

 

 

꽃 피고 지는 일 한낱 봄날의 그 꿈 이라네.

우리 세상사는 피었다가 지는 저 꽃같이 한 순간 이라네

그대들이 짊어진 그 무거운 짐들,

저 매화나무 아래에 다 부어라.

 

 

꽃잎 뜬 강물에 그대 두 손에 쥔 것들 다 놓아버리고

가난한 몸과 마음으로 서서,

매화야! 매화야! 섬진강에 피고 지는 매화야.

그렇게 한번 속으로 매화를 불러본다.꽃 피고 새가 우는 이 좋은 봄날에 피고 지는 꽃 한 송이 없다면

이 봄이 어찌 봄이고, 이 생이 어찌 생이겠는가.

 

<김용택, 풍경일기-봄 중에서> 

 

 

 

 

 

 

 

 

 

 

 

 

 

 

 

 

 

 

 

 

 

 

 

 

매화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날리는 봄날에

섬진강 강가에 서서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보았는지,

사람 사는 일이 대관절 그 무엇이기에, 한 사람 세상에 태어나 살면

몇백년을 산다고 그리 부질없고 몸짓들을 하는지.

 

<김용택, 풍경일기 -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