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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 남해바래길

[남해 바래길 1코스] 봄은 남쪽에서 어김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 2014. 3. 2

 * 남해 바래길 1코스

 * 아내와 둘이서

 

 눈을 잠시 부치고 다시 새벽을 맞이한다.

 밖을 내다보니 어제부터 내리던 가랑비가 아직도 추적추적 내린다. 

 아직까지 옷깃을 파고드는 새벽의 찬바람에 몸을 움츠리게 만들지만

 봄소식에 나는 아내를 태우고 남해를 향해 달린다.

 

 

 

 

남해 바래길은 남해 해안을 따라 걷는 8개의 코스에 총 120km를 걷는 도보여행길이다.

 

 

남해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갯벌이나 갯바위로 바래하러 다녔던 길이

이제는 뭍의 사람들이 취미와 여행으로 찾아오는 길이 되어버렸다.  

 

 

바래길의 제1코스인 다랭이 지겟길은(16km)

평산항에서 시작되어 사촌 해수욕장을 거쳐

가천 다랭이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비탈의 밭과 바닷가 마을, 모래사장, 몽돌해변을 지나

이길의 절정인 다랭이 마을에 이른다.

 

 

설흘산과 응봉산이 만나 바다로 흘러내리는 급경사 계곡을 가운데 두고

100층이 넘는 촘촘한 등고선을 그리는 다랭이 논.

예술의 경지를 넘어서는 삶의 진경이다.

 

 

해가 중천에 떴다.

모처럼 느껴보는 따사로운 햇볕에 자켓을 벗어 배낭에 걸치고 걷는다. 

 

 

길옆의 나무는 어느새 녹색의 빛을 발하며 나를 놀라게 한다.

일주일 전만해도 허벅지 까지 빠지는 눈밭을 뒹굴었었는데

 짧은 시간 속에 시공을 띠어 넘어 다른 세상으로 넘어온 것 같았다. 

 

 

 

작고 아담한 해변 길을 걷는다.

봄의 햇살을 빨아들인다고 바다도 잠잠하고 고요하다.

 

군데군데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치우느라 마을 사람들만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뿐

바닷가는 조용히 봄의 햇살만 받고 있다.

 

 

 

 

바닷가 모래밭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어서니

사촌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인다.

 

 

해수욕장과 마을이 함께 모여 있는 작은 어촌의 마을이다.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점심을 먹는다.

 

 

 

 

 

 

 

 

 

(사촌 해수욕장과 마을)

 

황토로 된 밭에 마늘과 시금치가 자라고 있고

잘 정돈된 마을과 아담한 시골풍경이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하고 있을까,

남해의 곳곳에는 새로 들어서는 아담하고 예쁜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촌 해수욕장을 넘어서니 선구 몽돌해안이다.

모래사장과 또 다른 느낌의 몽돌해변이다.

 

 

 

응봉산 아래로 전원주택과 펜션들이 들어서고 있다. 

창가에 앉으면 햇살이 창을 파고들어 한겨울 추위걱정이 없을듯하다.

그래서인지 정년을 넘긴 사람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와서 많이들 정착하는 것 같은가.

 

 

전부 황토밭이다.

고구마나 일구고 일 년 내내 고구마만 먹어도 좋을 것 같다.

 

 

 

1구간의 종착지인 다랭이 마을이다.

다랭이 마을에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니

다랭이 논이 집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여기도 멀지않은 세월에 다랭이 논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집들만 들어설 것만 같은 예감이다.

 

 

많은 사람들이 분비는 관계로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여기서 남해 바래길의 1코스를 마치면서 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