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국 둘레길/- 소백산자락길

[소백산자락길 1자락] 자락길을 시작하며

 

 * 2014. 5. 11

 * 소수서원~죽계구곡~초암사~달밭골~비로사~삼가 주차장

 * 아내와 함께

 

  지금쯤 한창 지리산 둘레길의 구간을 걷고 있을 텐데 사정상 뒤로 밀리고

  대신 구간도 조금 짧은 소백산의 자락길을 먼저 시작한다.

  집에서 출발하는 지리산과 소백산은 거리도 얼추 비슷하고 산을 한 바퀴 도는 것도 같지만

  소백산은 나에게 많이 낯설다. 

 

 

 

소백산 자락을 한 바퀴 감아 도는 소백산자락길은

전체 길이가 143km에 달하며

모두 열 두 자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수서원에서 시작하는 자락길의 첫 출발점인 1자락에서

대망의 자락길을 시작한다.

 

 

1자락에서도 선비길, 구곡길, 달밭길의 이름이 있으며

유교문화의 중심인 소수서원, 선비촌, 순흥향교가 있는 선비길부터 길을 열어간다.

 

 

소수서원부터 시골길을 걸어가는 분위기로 길을 따라 나선다.

상쾌한 공기와 초록의 풋풋한 느낌이 먼저 나를 반긴다. 

 

 

들판엔 사과나무의 잎이 돋아나고

도라지의 싹이 자라기 시작한다.

 

 

소수서원을 나와서 금성단, 순흥향교를 지나면

이제부터 한동안 도로를 따라 걷는다.

순흥저수지 옆 도로가에 자라 한 마리가 엉금엉금 기어간다.

 

 

고려 말 안축 선생의 고향인 풍기의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한

죽계별곡 기념비를 뒤로하고 초암사로 올라가는 포장길이 계속 이어진다.

 

 

초암사 앞의 제1곡을 시작으로 삼괴정 근처의 제9곡에 이르기까지

약 2km에 걸쳐 흐르는 계곡을 '죽계구곡'이라 한다.

 

 

죽계구곡은 소백산 국망봉과 비로봉 사이에서 발원하여

영주시 순흥면을 휘 감아 돈 뒤 낙동강 상류로 흘러간다.

 

 

아홉 구비를 돌아 절경을 이루는 죽계구곡이 고려 충숙왕때

문장가인 안축이 지은 '죽계별곡'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한다.

 

 

죽계구곡을 거슬러 오르는 동안 길 옆에 여러 개의 아름다운 시가 쓰여져 있어

잠시 그 의미를 느껴본다. 

 

 

삼괴정 근처에서 시작되는 구곡은 모르고 넘어 가버리고

8곡부터는 이렇게 흰 페인트로 표시를 해 놓아서

각각의 구곡들을 즐기며 천천히 계곡 따라 올라간다.

 

 

퇴계 이황선생이 계곡의 절경에 섬취하여

물흐르는 소리가 노래소리 같다하여

각 계곡마다 걸 맞는 이름을 지어주며 '죽계구곡'으로 불렸다.

 

 

한 시간이면 쉬엄쉬엄 올라도 될 길을 이렇듯 각 계곡마다

나도 절경을 감상하며 오르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에는 시계를 집에 두고 온다.

굳이 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꼭 시간이 필요할 경우 스마트폰을 열어 시간을 보면 되지만

지금 것 여행 중에 그리 시간을 본 기억이 없는거 같다.

 

 

초암사로 가는 길

잠시 계곡을 버리고 들어간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호국사찰을 세우고자

이곳에 초막을 지어 임시 거처를 정하고 부석사를 세운 뒤

초막을 지었던 곳에 절을 지어 '초암사'라 했다.

 

 

6.25전쟁 때 파괴되어 다시 지어졌으며

당시의 축대와 주춧돌이 남아있다.

 

 

 

 

초암사를 빠져 나와 다시 구곡길을 잊는다.

 

 

초암사 뒤편에서 시작되는 죽계구곡의 제1곡이다.

울창한 나뭇잎과 물 흐르는 소리가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초암사부터 비로사 북쪽에 있는 골짜기의 마을을 달밭골이라 불린다.

 

 

지금부터는 달밭골로 올라가는 길이 전형적인 산길로서

꾸준한 오르막을 오르게 되어있다.

 

 

달밭골의 달밭길을 걷는 게 이번 여행에서 모처럼 땀을 흠뻑 흘린다.

골짜기에 가끔씩 나타나는 산골마을이 보인다.

 

 

한 산골마을의 초막집에서 안주인과의 인생살이 얘기를 주고 받으며

아늑한 산골의 정취도 느껴본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고도700m정도에 위치한 산골마을인 초막골

하지만 너무 외진 곳에 있는 게 나에겐 흠이다.

 

 

달밭골에서 비로사 가는 길

전나무 숲이 나온다.

 

 

 

 

피톤치드 향이 느껴지니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것 같다.

 

 

달밭골의 끝 지점에 있는 비로사

통일신라시대 때의 사찰이지만

임진왜란 때와 1907년 화재로 불타 버리고

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새로 지은 법당이다. 

 

 

비로사로 들어서니 영산홍이 반긴다

절의 규모보다 영산홍의 규모가 더 멋있는 사찰이다.

 

 

소백산 비로봉 아래의 비로사

월명루의 누각은 여기서 보름달을 보는 곳인가

새로 지은 월명루가 보름달처럼 훤하게 빛이 난다.

 

 

 

비로사 적광전 뒤로 붉은 영산홍의 무리가 유혹한다.

 

 

 

 불이 난 듯 붉게 물들인 너희들의 군락지

그냥 스쳐 지나갔었으면 너희들의 붉게 타는 모습도 보지 못했을 뻔했다. 

 

 

 

 

 

 

 

붉게 물들인 영산홍의 비로사를 뒤로하고

1자락의 끝 지점인 삼가 주차장까지 내려간다.

 

 

삼가주차장에서 4시05분에 풍기역으로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풍기역에 내리자마자 소수서원으로 떠나는 버스가 도착한다. 

 

 

소수서원에 내려서 아침에 구경을 못했던 소수서원을 느긋하게 둘러보면서

소백산자락길의 첫 여정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