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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 소백산자락길

[소백산 자락길 11~12자락] 사과가 익는 풍요로운 가을에 마지막 여정을 마친다

 

 * 2014. 9. 14

 * 11자락 (부석사 후문 주차장~소백산 예술촌~임곡리~원통~좌석리)

   12자락 (좌석리~장안사~덕현리~배점 주차장)

 * 아내와 작은 아들

 

 자락길 10자락을 끝내고 가을이 오기를 기다렸다.

 마자막 구간을 지금까지 남겨 놓았던 이유가

11자락부터 시작되는 사과밭의 풍경을 보기 위해서다.

 

 6월 29일 10자락을 끝내고 77일을 기다린 끝에 마지막 여정에 나선다.

 

 

 

부석사 후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11자락을 시작한다.

77일만에 자락길 표지판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자락길을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풍경이다.

길 가의 사과나무에는 사과가 빨갛게 여물기 시작한다. 

 

 

탐스런 모양의 사과다.

배낭에 있는 사과보다 나무에 달려있는 사과가 더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사람이 없는 부석사 주차장을 에둘러 내려와서 속두들로 올라서면

끝없이 펼쳐진 사과밭을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 사과밭은 여기에 다 모였을 정도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사과며

코 끝을 자극하는 사과 향을 맡으며 걷는 걸음걸이가 가볍다. 

 

 

과수원에서 작업하는 농부의 손에서 몇 개의 사과를 얻으면서

달콤한 사과 맛을 느끼면서 걷는다.

 

 

어떤 과수원에서는 빨간 홍옥을 몇 개 건네 주신다.

 

 

아직까지 우리의 시골인심이 풍요로운 가을만큼 넓음을 알 수 있다.

 

 

 

 

소박한 우리네의 농촌 모습이다.

시끄럽게 오고 가는 자동차도 보이지 않고

빡빡한 모습의 아파트도 찾아 볼 수 없으며

언제나 마음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모습이지만

나의 인생은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에 물들어 살수밖에 없다.

 

 

이젠 이런 외진 길을 걸어도 답답하거나 지루하지가 않다.

소백산자락길을 처음 시작 할 때의 마음과는 상당히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무조건 오르는 것만 알았을 뿐인데

이제는 수평 이동에 더한 매력을 느낀다. 

 

 

물론 산을 오르고 구석구석 누비는 것도 스릴이 있지만

이제는 그전에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에 눈을 돌려야겠다.

 

 

 

 

 

 

 

 

 

 

11자락의 양지마을을 지나고부터 이정표를 놓치게 된다.

산길로 들어서는 입구에 있는 표지판이 5톤 트럭에 가려져 못보고 지나친다.

 

 

 

한참을 잘 익은 들판을 보고 걷느라 어느새 이정표가 보이지 않아 다시 되돌아 선다.

 

 

(길 위의 사마귀)

 

 

아내와 아들은 이야기에 정신이 팔렸고

나는 가을의 들판에 피는 야생화에 정신이 팔려 한참을 내려선다.

 

 

 

 

(하수오)

 

 

다시 되돌아와서 산길로 접어든다.

최근 벌초를 한 관계로 산에서의 길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많은 않지만

그래도 길의 흔적을 찾아 이어가는 재미를 더한다.

 

 

과수원 밭의 농부한테서 얻은 사과의 일부이다.

엄청난 크기의 사과지만 맛은 꿀맛이다.

 

 

작은 나무지만 내 주먹보다 더 큰 사과가 열려 있는 게 신기하게 보일 뿐이다.

 

 

11자락의 끝인 단산면이 얼마 남지 않았다.

 

 

12자락 시작점에 있는 점빵에 들러 맥주 한 캔에 갈증을 풀고

마지막 12자락을 걷는다.

 

 

12자락의 절반 이상은 산길을 넘는 길이다.

 

 

 

 

고개를 넘고 다시 장안사를 지나 고개를 넘어 덕현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점마에서 내려서면 아래 마을인 덕현리가 보이고

저 멀리 끝 지점인 배점리가 보인다.

 

 

알바포함 25km의 마지막 구간을 여기서 끝낸다.

 

소수서원에서 시작한 1자락이

이젠 12자락을 마지막으로 끝낸다.

 

중간중간 정말로 재미없는 구간도 많이 나오고

지겹기만 하던 포장도로와 뜨거운 햇볕에 하루 종일 걸어가던 그 모습도 이젠 추억으로 남을 뿐이다.

 

 

소백산자락길을 시작으로

이젠 지리산 둘레길을 떠나는 여정에 몸을 실어야겠다.

 

비록 평범한 걸음걸이일수는 있지만

도전은 언제나 멋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