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4. 5
* 여수 진달래축제 행사장~영취산 진례봉~도솔암~봉우재~시루봉~영취봉~흥국사
* 마눌과 작은바위
이틀 전 제대한 아들과 마눌과 함께 여수 영취산으로 간다.
이번 주 일요일쯤 여수의 영취산 진달래가 만개할거란 소식이 들려오지만
때마침 토요일에 전국적으로 비소식이 들리고
일요일도 비와 함께 날씨가 좋지 않을 거란 소식에 때마침 쉬는 날이라
새벽을 가르며 여수로 달린다.
여수로 들어서서 진달래축제 행사장으로 가는 길이
울산의 여천공단 가는 길과 흡사할 정도로 닮았다.
여기가 울산인가 할 정도로 낮 설지 않는 동네다.
진달래축제 행사장에 차를 파킹하고 바로 산으로 오른다.
어느 정도 올라서니 눈앞에 분홍빛의 세상이 열린다.
여기가 진달래로 유명한 여수의 영취산이란 말인가.
분홍빛의 진달래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단 말인가.
진달래꽃(김소월)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아들이 진달래에 취했나, 눈을 감고 있고
마눌은 연실 싱글벙글 이다.
진달래와 함께 오르는 산길이 이렇게 발걸음이 가벼울 수가 있단 말인가.
분홍빛의 한 가지 꽃만으로 마음에 풍요를 안기는듯하다.
오늘 하루만 진달래에 흠뻑 취해 보도록 한다.
봄에 산을 오르다 보면 진달래꽃을 많이도 본다.
나름 진달래 축제라는 곳도 몇 번 가보았지만
꽃보다 사람이 많이 몰려
별 감흥이 좋았던 기억이 없곤 하였다.
그 후로 봄철의 꽃맞이 산행은 될 수 있는 한 피하는 수준이 되었다.
산은 산이되 웬만하면 사람이 분비지 않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그렇게 사람이 분비지 않는 더욱더 깊은 골짝으로 파고들었나 보다.
때마침 오늘은 금요일이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분비지 않을 거란 짐작 하에 영취산을 찾았지만
시점이 딱 맞아 떨어졌다.
오늘만큼은 분홍빛 속으로 깊이 파고든다.
(영취산 진례봉)
(여수공단과 영취산의 진달래)
(영취산 진례봉)
(개별꽃)
도솔암 가는길의 개별꽃
꽃 사진을 찍다보니 매크로렌즈가 또 생각난다.
일반렌즈로는 꽃을 담기에는 한없이 처량하다.
꽃을 보고 있자니 매크로렌즈에 다시 펌푸를 받는다.
진례봉 아래의 도솔암에 잠시 들리지만
커피만 한잔하고 나온다.
왠지 사람의 발길을 막아서는 듯한 샤시문이 방패막이 같이 느껴진다.
(진례봉 아래의 도솔암)
(이정표만 달랑 하나있는 영취봉)
영취봉에서 흥국사로 내려선다.
흥국사를 빠져나와 차를 회수하기위해 다시 진달래 축제장으로 걸어 가기로 하고
아들과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큰길까지 걸어 나오다보니 공단의 매케한 냄새에 걷는걸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간다.
여수공단의 찌들은 공해와 분홍빛의 진달래가 붉게 보이는 이유가 뭘까...
진달래를 뒤로하고 항일암에 들른다.
붉은 동백꽃과
흰 동백이 지금 활짝 피었다.
항일암에서 예전 아파트에서 살던
아래층의 헤리네 부부를 10여년 만에 만난다.
.
.
아쉽지만 서로 갈 길을 가고
항일암을 둘러보면서 하루를 마감한다.
(항일암의 거북이)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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