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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둘레길/- 지리산둘레길

지리산 자락길(하) - 허무한 길


 * 2017. 8. 27

 * 실덕마을 경로당~ 고담사~내마마을~군자마을~도마마을~징금다리~가흥교~마천전통시장~마천 파출소

 * 아내와


  전날 더위에 지쳐서 실덕마을 정자에서 냉장고의 시원한 물 한 사발을 얻어 마시고

  근처 민박집에서 시원한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지만

  쉽게 가시지 않는 갈증에 배낭에 있던 얼음물을 연거푸 들이 마시는 바람에

  밤새 몸살을 앓는 경험을 한다.

 

  찬물에 이렇게 탈이 나기는 처음이라 

  밤새 죽을 것만 같은 고통도 아침이 되어서야 서서히 사라지고 

  아침도 거르고 배낭 안의 짐도 민박집에 맡기고 

  아주 가벼운 차림으로 나머지 지리산 자락길을 걷는다.




실덕마을에서 일찍 출발을 한다.

시원한 아침의 지리산 공기

맑고 차갑고 상쾌하기 그지없다.




실덕마을에서 떠나는 길

건너편으로 지리산의 산줄기가 보인다.




밤새 찬물로 몸살이 나는 바람에

배낭만 가벼워지고 걷기도 한결 쉬워 보인다.




해뜨기 전에 많이 걸으려 했는데

어느새 해는 떠 버린다.




하지만 그늘 쪽으로 걸어만 가도

한없이 시원해지는 날씨

계절은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마을길이라 초반부터 걷기 좋은 길 뿐이다.




아침부터 울어대는 매미소리에

이렇게 조용한 산길을 걷는 것도

정감이 간다.




멀리 지리산의 주능




이제 태양은 머리위로 떠 올랐다.




고려시대 마애불이 있는 고담사




보존상태가 좋은 마애불

최근에 새겨진 마애불처럼 보이지만

안내판을 보고서야 고려시대의 마애불이란 곳을 알았을 정도로

정교하게 새겨진 마애불이다.




지리산의 천왕봉을 바라보고 있는 고담사 마애불

보물 제375호 함양 마천 덕전리 마애여래입상이다.




마천의 여러 마을의 길들

도로를 따라 오르고 내리고 하는 힘든 길이지만




늘 궁금해왔던 지리산 자락길





지리산 자락길에서 유명한 계단식 논이 있는 도마마을




계단식 논에 요즈음 값이 안 나가는 벼 대신에

대부분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




도마마을을 거처 임천강을 따라 가는 강변길에서

이번 지리산 자락길에서 어려움에 닥친다.


2013년에 개통되고 나서

그 동안 사람들이 찾지 않아서 그런가

지도상 징검다리를 건너는 부분에서 낭패를 당한다.


사람 키보다 더 큰 풀들과 잡초들

한발한발 잡초를 누워가며 징금다리를 건너지만

조금이라도 잘못 걸으면 징검다리 아래로 미끄러지고 만다.


20여분 동안 이리저리 앞으로 나아 가지만 사람 키보다 더 큰 잡초들

이런 길은 뚫고 가흥교까지 갔다간 살아남지 못하겠다는 판단에 후퇴하기로 한다.


다시 위로 도마마을을 올라 가흥교를 넘어 마천전통시장을 거쳐

마천파출소 앞에서 지리산 자락길을 마무리 한다.


길을 만들어 놓고 사람들이 찾지 않아 방치된 길

이런 길을 왜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정 이런 길을 찾을려면 한 겨울 잡초가 없어진 그런 날들을 골라잡아 와야만 하는 길이다.




오도재를 내려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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